‘이거 내껀데?’…분실 택배 경매 부친 英 우체국 딱걸려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2월 15일 23시 30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코리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코리아
영국 우체국 ‘로열 메일’이 매년 최소 7만5000개 이상의 분실 택배를 경매에 부쳐온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유로 위클리에 따르면 영국 체셔주의 은퇴 교사인 존 비티(55·남)는 최근 경매 웹사이트 ‘이베이’에서 희귀한 1910년식 백파이프(악기) 세트를 발견했다.

해당 악기 세트는 존이 벨기에 수집가에게 중고로 판매했던 것으로, 지난해 7월 로열 메일의 프리미엄 항공 배송 서비스를 통해 벨기에로 발송했지만 중간에 분실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존의 친구가 인터넷에서 판매 중인 존의 백파이프를 발견했고, 존은 자신의 악기가 어떻게 경매 사이트에 오게 됐는지 추적하기 시작했다.

해당 악기는 벨파스트에 위치한 로열 메일의 ‘배송 불가 우편물’ 부서에 보관됐다가 서리주의 경매업체인 ‘웰러스’에 넘겨졌다. 웰러스는 배송 불가 소포들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로열 메일과 독점 계약을 맺고 있었다.

이 업체는 존의 백파이프를 온라인 경매에 부쳐 한 남성에게 60달러(약 6만6000원)에 팔았다. 남성은 다시 이베이에 이 악기를 올렸고 이를 존의 친구가 목격하게 된 것이다.

영국 우체국 ‘로열 메일’. (GettyImages)/코리아
영국 우체국 ‘로열 메일’. (GettyImages)/코리아

해당 백파이프는 주인을 가리기 위해 현지 경찰이 보관하고 있다. 존은 택배 분실 보상금으로 500파운드(약 76만5000원)를 받았지만 중고판매로 인한 1000파운드(약 153만원)의 손해는 혼자 감당해야 했다.

그는 “이 문제를 푸는 데 1년이 걸렸다”면서 “주소도 맞게 썼고, 택배에 추적 태그도 부착돼 있어 이송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로열 메일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로열 메일 측은 “매년 50만 개 이상의 택배는 주소가 없거나 잘못돼 배송이 불가능하다”면서 “연간 1000만 파운드(약 153억24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주인을 찾아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분실 택배의 약 15%를 매각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 수익은 센터 운영 비용의 극히 일부”라고 해명했다.

로열 메일은 지난 2019~2020년 25만여 건의 분실 신고를 접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영국의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은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지 않으면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로열 메일에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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