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허리둘레 40·女 34 이하면 출근?” 재택근무 자격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2월 16일 2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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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영국의 한 정부기관이 직원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재택 근무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러에 따르면 웨일스 남부 스완지에 있는 영국 운전면허청은 최근 직원들에게 허리둘레를 묻는 설문지를 이메일로 보냈다.

재택근무자의 사무실 복귀 여부를 판단할 목적으로 허리 사이즈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여성은 34인치(86㎝), 남성은 40인치(101.6㎝)’가 넘는지 확인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운전면허청은 지금까지 흑인·아시아인·소수민족(BAME) 출신이나 임신 여부 등을 조사하고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사람일수록 가점을 부여해 4점이 넘으면 재택근무를 하도록 지시해왔다.

영국 운전면허청. (GettyImages)/코리아
영국 운전면허청. (GettyImages)/코리아

하지만 이번처럼 허리둘레를 묻는 경우는 없었다. 운전면허청이 언급한 기준인 ‘남성 40인치, 여성 34인치’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상태’로 보는 수치와 유사하다.

해당 수치를 넘지 않는 직원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여겨져 사무실 복귀 가능성이 커진다.

운전면허청 직원들은 “허리둘레 측정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직장에 복귀시키려고 하는 것 아니냐”며 황당함을 표했다.

영국 공공서비스노조(PCS)의 마크 서워트카는 “신체 사이즈를 묻는 이메일은 굉장히 모욕적”이라면서 “포인트 기반 시스템 자체가 직원들을 강제로 일터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짐 맥마흔 교통부 장관도 “이런 일이 정부 기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걸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운전면허청은 “해당 설문은 웨일스 정부가 ‘코로나19 고용위험 평가도구’에 명시한 지침을 따랐을 뿐”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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