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숲에서 아기 인형 십수 개가 나무에 못 박힌 채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스태퍼드셔주의 캐녹 체이스 인근 숲으로 산책을 나간 A 씨(64·여)는 누가 자신을 쳐다보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A 씨는 경악했다. 수많은 아기 인형이 나무에 묶인 채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형의 생김새와 의상은 각기 달랐으며 땅바닥엔 영혼과 대화할 수 있는 점술 판으로 알려진 ‘위자보드(Ouija board)’도 있었다.
월솔 마노르 병원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숲을 나와 보니 이곳이 오래된 병원의 수술실이었다는 표지판이 보였다”면서 “나도 병원에서 일하지만 좀 섬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형의 의상은 너덜너덜했지만 특정 순서로 묶인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인형의 숲이 위치한 캐녹 체이스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환자 1000명 정도 수용 가능했던 ‘브린들리 히스 육군병원’의 본거지였다. 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병사들과 독가스 공격을 당한 민간인을 치료하는 곳이었으나 1924년 문을 닫았다.
이후에는 서부 캐녹 탄광에서 근무하는 광부들과 그들의 가족을 수용하기 위한 마을인 ‘해피 밸리’가 들어섰다. 그러나 1953년, 해피 밸리도 인근 특별 공영 주택 단지로 옮겨지고 1959년에는 마을 학교까지 철거되면서 캐녹 체이스는 60년 넘게 사람의 발길이 끊겼다.
인형이 어떤 연유로 나무에 묶이게 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A 씨는 광산촌에 살던 아이들의 영혼이 인형에 깃들어 있다고 봤다. 한 달 만에 다시 숲을 찾은 A 씨는 인형 앞에서 기도를 올리며 아이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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