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한파가 몰아친 미국 텍사스주에서 생수 등 생활 필수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정전과 수도관 동파로 인해 사람이 몰린 호텔 숙박비도 급등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관리들은 주민 수백만명이 단수·정전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부도덕한 판매업자들이 터무니 없는 가격을 매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들어 정전 문제는 대부분 해결됐지만 수도관 동파 등으로 발생한 단수 사태는 지속하고 있다.
텍사스 최대 카운티인 해리스카운티의 검사 크리스천 메네피는 17일 가격 인상 신고를 받기 시작한지 20시간도 안돼서 450건 넘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주로 호텔 숙박비를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책정한 사례”라며 “생수를 평소 가격의 2~3배에 판다는 신고도 있다”고 말했다.
대숀 워커(33)는 16일 밤 아파트에 전기가 끊기자 호텔방을 찾아나섰다. 자동차로 루이스빌 교외까지 이동해 겨우 구한 중저가 호텔방의 하루 숙박비는 474달러(약 52만원)였다.
워커는 “이건 미친 짓”이라며 “그들은 위기에서 돈을 벌고 있다. 이 정도 금액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매우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텍사스는 법으로 주 혹은 연방정부가 재난 선언(disaster declaration)을 내리면 연료, 음식, 의약품, 숙박, 필수품 가격을 “엄청나거나 과도하게” 매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텍사스 주지사가 이미 12일 254개 카운티 전부에 재난 선포를 했기 때문에 과도한 가격 인상은 불법이다.
텍사스 법무부는 주민들에게 신고를 독려하고 있다. 해당 법을 위반하면 고객에게 배상해야 하며 최대 1만달러(약 110억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마이크 파슨 미주리 주지사도 천연가스 가격 문제를 조사하도록 법무장관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는 극심한 한파가 촉발한 에너지 공급 우려로 최근 가격이 급등했다.
파슨 주지사는 “천연가스든 뭐든 간에 공급 부족 문제를 실감하고 있다. 이 상황을 이용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혹한 며칠 만에 물가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청구서를 받아봤을 때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지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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