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불을 지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좀 높은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이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 광풍이 일자 한 발 빼는 듯한 모습이다.
머스크는 20일(현지 시간) 비트코인 회의론자이자 금 투자 옹호론자인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털 CEO가 “금이 비트코인이나 현금보다 낫다”고 쓴 트위터 글에 이런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는 “돈은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피하게 해 주는 데이터에 불과하다. 다른 데이터처럼 실시간 정보가 늦게 반영되는 문제나 오류의 영향을 받는다”며 여전히 비트코인을 옹호하면서도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은 좀 높은 것 같다”고 썼다.
외신들은 머스크의 발언이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가상화폐 가격을 끌어올린 머스크가 가격을 경고했다”고 평가했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머스크가 가상화폐 가격이 너무 높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비트코인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서자 머스크가 한 말”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이날 테슬라가 비트코인 투자로 약 10억 달러(약 1조1100억 원)의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8일 공시를 통해 비트코인 15억 달러(약 1조6600억 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후 비트코인은 본격적으로 상승장을 타고 급등했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으로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산되는 10억 달러는 지난해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로 거둔 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이다. 지난해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로 7억2100만 달러(약 8000억 원)의 순익을 거뒀다.
21일 현재 비트코인은 코인당 5만6600달러(약 6300만 원)를 넘기며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06조5000억 원)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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