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자 폐 이식받고 사망…미국 내 첫 사례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2월 22일 17시 51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미국에서 장기이식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다.

20일(현지시간) nbc 뉴스에 따르면 미시간주에 거주하는 여성 A 씨는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을 앓다가 지난해 B 씨의 폐를 이식받았다. B 씨는 교통사고 후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뒤 사망 선고를 받은 여성이었다.

미시간주립의과대학병원은 수술 전 기증자(B 씨)와 수혜자(A 씨)의 코와 목에서 각각 세포 샘플을 채취했다. 샘플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음성임을 확인한 의료진은 계획대로 이식수술을 진행했다.

그러나 수술 3일 뒤 A 씨가 발열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곧 혈압도 떨어졌고 호흡곤란을 호소하기도 했다. 폐 감염 징후도 나타났다. 패혈성 쇼크가 찾아올 정도로 A 씨의 상태가 악화되자, 의료진은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양성. A 씨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였다. B 씨의 폐에서 채취한 샘플도 함께 테스트한 결과 역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다발성 장기부전 증상까지 보인 A 씨는 에크모(ECMO·인공심폐기) 치료도 받았지만 결국 이식 후 61일 만에 숨졌다.

의료진은 이식 수술 전 기증자 B 씨의 폐가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돼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진은 “B 씨의 가족이 B 씨가 코로나19 위험 지역으로 여행한 이력이 없으며 열·기침·두통·설사 등 의심 증상도 전혀 없었다고 했다”면서 “코로나19 검사가 양성이었다면 절대 수술을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장기 기증으로 인한 바이러스 전파는 이식 수혜자의 1% 미만에서 발생할 정도로 드물다.

미시간주립의과대학의 이식감염증 전문가 다니엘 카울 박사는 “이번 사례는 장기 이식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염된 미국 내 첫 사례”라면서 ”특히 코로나19 전염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이식 수술을 진행하기 전에 더 광범위한 샘플 채취가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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