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는 22일 오후 10시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를 51만1147명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2월 29일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미국의 사망자 수는 두 번째로 많은 브라질(24만6560명)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많다. 이어 멕시코(18만107명), 인도(15만6418명), 영국(12만580명) 순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은 제1,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 전사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코로나19 사망자를 냈다”며 “지금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팬데믹이 진정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현지 시간 22일 저녁(한국 시간 23일 오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사망자들을 위해 촛불을 밝히는 추모식을 연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 전날인 지난달 19일에도 코로나19 사망자를 추모한 바 있다.
파우치 “내년에도 마스크 써야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50만 명을 넘어서자 미국은 상황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사망자 50만 명 돌파 소식에 대해 “우리는 1918년 스페인 독감 이후 이와 비슷한 일을 지난 100년 동안 겪어 본 적이 없다”며 “사람들은 이 사태를 수십 년이 지나도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도 관련 소식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 시간) “코로나19로 사망자들을 모두 안치하려면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2.6km²) 크기의 묘지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 규모”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이날 사망자 한 명을 하나의 점으로 묘사한 대형 인포그래픽을 1면에 실으면서 50만 명의 의미를 부각했다. NYT 자체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9일 첫 사망자가 나온 뒤부터 사망자가 10만 명을 돌파하기까지 88일, 이후 20만 명이 되기까지는 118일이 소요됐다. 하지만 그 뒤로는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10만 명이 추가로 사망한 시점은 30만 명(83일), 40만 명(36일) 등으로 계속 짧아졌다.
최근 미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6만∼7만 명 선으로 지난달 초 20만 명을 훌쩍 넘었던 것에 비하면 많이 안정이 된 상황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1일 현재 전체 인구의 약 13%인 4363만 명이 1회 이상의 백신을 맞았고 이 중 2회 백신을 맞은 사람도 1887만 명이나 된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CDC 연구진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3월에는 매우 급속히 확산하면서 지배적인 바이러스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21일 방송에 출연해 “올가을까지 상당한 정도의 정상 생활이 회복되겠지만 내년에도 집 밖에서는 아마도 마스크를 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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