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다른 국가들에 나눠 주겠다고 밝혔다. 특히 팔레스타인과의 영토분쟁 지역임에도 이스라엘이 수도로 선포한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국가들이 주요 지원 대상으로 거론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3일 성명을 통해 “현재 백신 보유량 중 일부 물량을 팔레스타인 및 다른 백신 요청 국가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구체적인 국가명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로이터통신은 과테말라, 온두라스, 체코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세 나라는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에 관심을 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당시 팔레스타인이 관할하던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후 예루살렘 전체를 수도로 선포했다. 유엔과 국제사회가 이를 인정하지 않았음에도 우호 국가로 하여금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라고 설득해왔다. 이 중 체코 정부는 이미 소량의 백신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정부도 조만간 각각 5000회 분량의 백신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주요 외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AP통신은 2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을 비밀리에 대신 사주기로 하고 시리아에서 체포된 이스라엘인 2명과 이스라엘에 구금된 시리아인 2명을 맞교환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이스라엘은 전 국민 930만 명 중 446만 명의 백신 접종을 마쳤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에 백신 접종 데이터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800만 회분 계약을 맺고 한 달 후부터 백신 물량을 빠르게 공급받은 덕분이다.
필리핀 역시 24일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해주는 국가에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을 대거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해외 파견 의료 종사자를 연간 5000명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백신 공급 국가에는 배정 인원을 대폭 늘리겠다는 의미다. 현지 언론은 필리핀 간호사 파견이 많은 영국 및 독일에 사실상 백신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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