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갈루치(Robert Gallucci) 전 미국 북핵 특사는 “바이든 행정부 협상가들이 현재 단절된 북미 관계를 되살리기 위한 대북 접근법과 북핵 문제 해결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북미대화를 되살리기 위해 양측간 관계 정상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26일 오전 아리랑TV 시사프로그램 글로벌 인사이트(Global Insight)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동맹국가인 한국과 보다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며 일본과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의 공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자적 전략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앞으로 북미 대화 및 협상을 이끌어가기 위해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 반드시 필요하며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김정은 정권이 북미 관계의 정상화를 원하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북미대화 정상화를 일차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권 당시 ‘최대압박 (Maximum Pressure)’ 전략을 위해 여러 차례 대북제재를 시행한 데 대해 그는 추가적 제재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위기 속에서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 미국 정부가 추가적 제재를 가한다고 해도 김정은 정권이 행동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갈루치 전 특사는 도널드 트럼프 정권 당시 대북정책에서 전문성과 신중성이 결여되었음을 되짚으며 대북 정책에서 실질적 성과를 거두려면 협상과정을 서두르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1994년 이뤄낸 북한과의 합의는 1년 반의 노고로 인한 결과물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성공적인 합의가 나올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지난달 북한이 제8차 노동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극성-5형’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핵 개발에 대해 갈루치 전 특사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직 북한의 핵무기 개발 단계는 초보적일 것이고 현재 보유 중인 핵무기는 50개 이하인 것으로 추정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앞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지난 4년간 방치한 주요 동맹관계들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며 한국 정부도 한미동맹에 대한 기본적 신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1974년부터 미국 국무부에서 군축 업무를 담당해오다 1992년 정치·군사담당 차관보로 임명되었으며 지난 1993년부터 1996년까지 국무부 북한 핵 담당으로 활동하면서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내 제네바 합의의 주역으로 불린다. 갈루치 전 특사는 이후 지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탄도미사일 및 WMD 확산위협 담당 특사를 지냈으며 현재 조지타운대학 외교학과 석좌교수이자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SAIS) 한미연구소의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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