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5일(현지 시간) 시리아 내 친(親)이란 민병대 공습을 단행함으로써 미국과 동맹을 공격하는 외부세력을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군사행동인데 미국과 핵협상을 앞둔 이란뿐 아니라 북한 등 다른 적대국에도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권도 “미국에 대한 공격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공습을 지지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공습이 15일 이라크 내 미군기지가 공격받은 데 대한 ‘비례적 군사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 내 미군 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펜타곤의 판단이다. 대표적 민병대인 카타입헤즈볼라(KH)는 중동서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세력으로, 그동안 수시로 이라크 내 미군기지와 시설을 겨냥해 로켓포 공격을 감행해 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공습 직후 “우리가 겨냥한 목표에 자신감이 있고, 우리가 이를 맞혔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공습 결정은 미국이 역내 군사적 개입을 확대하려는 신호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라크 내 미군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개입은 축소하는 대신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하는 외교안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공격은 신중하게 계산돼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당초 국방부는 더 큰 규모의 공격을 검토했다고 한다.
이번 공습은 미국과 핵협상을 앞두고 있는 이란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이익을 공격하는 것으로는 협상의 지렛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이란에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은 다만 향후 이란과의 핵협상을 감안해 공격 수위는 조절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란과의 긴장을 고조시킬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15일 이라크 내 미군기지 로켓포 공격과 관련해 “이란 정부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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