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 여부를 논의하면서 다시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함께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미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줄곧 ‘부정 선거’라고 주장했는데도 펜스 부통령이 이에 옹호해주지 않은 데 따른 ‘뒤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측근들과 함께 2024년 대선 출마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만약 출마하게 되더라도 펜스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지 않겠다”고 주변에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스 대신 여성이나 흑인 정치인을 러닝메이트로 삼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와중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아 논란이 된 여성 정치인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다 주지사의 이름도 거론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여자 친구 킴벌리 가일포일은 지난달 26일부터 트럼프의 팜 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놈 주지사를 위한 모금 행사를 벌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조만간 행사에 등장할 계획이라고 그의 측근들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말과 올 초 대통령 임기 후반에 걸쳐 자신의 측근 중 누가 자신을 지지하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 면밀하게 살폈다고 보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2017년 부통령에 올랐지만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트럼프와 관계가 틀어졌다.
막판에 펜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는 송별행사에는 불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도 펜스에 대한 악감정이 쌓여 차기 러닝메이트 후보에서 펜스를 배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측은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누구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할지도 공식적으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2023년 여름까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출마한다면, 2020년 대선에서 놓쳤던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여성 러닝메이트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차기 미 대선에서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23~25일 하버드-해리스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자들의 4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차기 대선 후보로 지지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18%의 지지를 받아 2위에 올랐다. 후보군에서 트럼프를 제외하면 펜스 전 부통령이 36%로 1위,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텍사스)이 13%로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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