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보기관, 화이자-모더나 백신 음해공작”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9일 03시 00분


WSJ “온라인매체 이용 부작용 과장
자국 스푸트니크 백신 띄우기 나서”

러시아 정보기관이 일부 온라인 매체를 움직여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음해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7일 WSJ에 따르면 온라인 매체 ‘뉴 이스턴 아웃룩’ ‘뉴스 프런트’ 등이 최근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부작용 위험을 과장하고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배경에는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을 띄우려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의도가 있다고 글로벌인게이지먼트센터(GEC) 관계자가 밝혔다. GEC는 미국 국무부 산하 해외 여론공작 대응 부서다.

‘뉴스 프런트’는 올 1월 기사에서 화이자 백신이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얼굴 근육이 마비될 수 있다고 했다. 학술 출판물을 표방하고 있는 ‘뉴 이스턴 아웃룩’은 지난해 11월 화이자 백신에 사용된 mRNA(메신저 리보핵산) 편집 기술이 ‘정밀함이 부족하고 급진적인 한편 실험적’이라며 미국이 이 백신을 졸속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GEC 관계자에 따르면 흑해 연안 크림반도에 본사를 둔 ‘뉴스 프런트’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뒤에서 조종하는 매체다. 또 ‘뉴 이스턴 아웃룩’은 사실상 러시아 해외정보국(SVR)이 통제하는 매체다. 미국 싱크탱크인 저먼마셜펀드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화이자 백신을 깎아내리는 건 자국 백신 스푸트니크V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GEC 관계자는 “이들 매체는 도달 범위와 어조, 청중이 다양하지만 러시아 정보기관과 직접 연계된 허위 정보 생태계의 일부”라고 말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WSJ에 “러시아 정보기관은 백신에 대한 비판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러시아 정보기관#화이자#모더나#백신#음해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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