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예상보다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79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잠재적인 후임 주자로써 굵직한 대외 정책 분야에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 시간)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추진 과정에 이례적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의 최근 움직임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지금까지 캐나다, 프랑스, 덴마크, 호주, 이스라엘 등 6개국의 해외 정상들과 단독 통화를 했다. 그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의 화상 정상회담에 참석했고, 국무부에서 외교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길게 연설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매일 아침 전 세계의 정세와 주요 외교안보 관련 첩보 등이 담긴 ‘대통령 일일정보 브리핑(PDB)’을 받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는 매주 2차례 진행되는 국무, 국방장관과의 미팅에 참여하는 멤버이기도 하다. 이 자리에서 최근 이라크 내 미군에 대한 친이란 민병대의 공격 대응, 무함마드 빈 살만 이라크 왕세자에 대한 제재 여부 등을 놓고 함께 회의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백악관의 시추에이션 룸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게 백악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벌써부터 특정 외교안보 사안을 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맡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현재 두 사람의 관계와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의 한계를 감안했을 때 해리스 부통령이 앞으로 주요 외교안보 사안에 비중있게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 본인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 시절 이라크와 우크라이나, 터키 등 특정 대외정책의 주도권을 넘겨받은 경험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WP에 “(대통령의) 전화 한 통만으로는 동맹 복원을 할 수 없다. 이는 반복된 관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의 지원사격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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