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 거부한 뒤 인도로 피신
군경, 파업동참 노동자 기숙사 습격
쇠사슬에 맞은 사진들 SNS 올라와
“죽을 때까지 시위대를 쏴라.”
미얀마 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하고 인도로 도망친 경찰관이 상급자에게 이 같은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10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인도 접경지역인 북서부 캄파에서 경찰로 복무한 타 펭(27)은 “경찰 규정상 시위대를 저지할 때는 고무탄을 쏘거나 (실탄은) 무릎 아래만 쏴야 하는데도 죽을 때까지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타 펭은 지난달 27일 상관으로부터 시위대를 향해 자동소총을 쏘라는 명령을 받고 거부했다. 다음 날 다시 “총을 쏠 거냐”는 전화가 와서 못 한다고 답한 후 가족을 남겨둔 채 국경을 맞댄 인도 북동부 미조람주로 도망쳤다. 미얀마 2대 도시 만달레이에서 경찰로 일한 은군 레이(23) 역시 “발포 명령을 거부해 징계를 받았다. 이달 초 인도로 피신했다”고 했다. 현재 약 100명의 미얀마인이 쿠데타 반대 시위가 시작된 뒤 인도로 피신했다. 대부분 경찰과 그 가족이다. 미얀마 군부는 인도에 이들의 송환을 요청했다.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의 곁을 지켰던 경호원 1명이 군인들에게 끌려가 숨졌다는 소식도 트위터에 퍼졌다. 9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인근 자택에 머물던 이 경호원은 집으로 들이닥친 군인들에게 끌려갔다. 이튿날 가족이 경찰로부터 사망 소식을 통보받았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간부 조 먀 린 또한 이날 군경에 체포돼 구금된 상태에서 당일 숨졌다. 머리와 등에 난 상처와 멍 등을 감안할 때 고문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후 이달 9일까지 군경의 발포 및 폭력으로 60명 넘게 숨졌고 1900여 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군경의 고문 및 폭행 사실을 뒷받침하는 사진과 영상도 속속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있다. 무언가에 맞아 시뻘겋게 피멍이 든 10대 소년의 등에 약을 바르는 사진을 올린 시민은 “군부가 15세 미성년자를 쇠사슬로 잔혹하게 때렸다”며 분노를 표했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10일 군경이 쿠데타 반대 파업에 동참한 양곤의 국영철도 노동자 기숙사를 습격했다고 전했다. 군경이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불태우고 상점을 약탈하는 등 양곤 전체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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