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뉴욕 화이트 플레인스 경찰이 한국계 미국인 낸시 도 씨(80)에게 침을 뱉고 주먹을 휘두르는 등 폭행을 가한 혐의로 글렌모어 넴버드 씨(40)를 11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 씨는 2일 뉴욕 화이트플레인스 근처 쇼핑 센터에서 빈 병과 캔을 줍고 있다가 갑작스런 공격을 당했다. 넴버드 씨는 갑자기 도 씨에게 다가와 그녀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침을 맞고 눈을 감은 도 씨에게 달려들어 코 주변을 주먹으로 쳤다. 바닥으로 넘어지며 머리를 부딪혀 피를 많이 흘린 도 씨는 기절했고 행인의 도움으로 눈을 떴을 땐 범인은 사라져있었다.
체포된 넴버드 씨는 노숙인으로 지난 1년 동안 최소 4차례 또 다른 범죄로 경찰에 붙잡힌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2급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이는 최대 징역 7년에 이를 수 있는 중범죄다. 도 씨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치료비가 부담돼 병원에 갈 수 없었다. 나도, 내 딸도 집 밖으로 나가는 게 두렵다”면서도 “기독교인으로서 그를 용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WP는 “전국적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당국은 이번 사건에서 인종 문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지방 검사 미리암 로카는 인종차별 혐오 범죄와의 연관성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는 등의 분위기 속에서 미국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주요 도시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증오 범죄는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앞서 11일 대국민 연설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을 노린 혐오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답지 않은 일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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