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다브라는 사찰 관리인이 14세 무슬림 소년 아시프를 마구 폭행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인도의 한 무슬림 소년이 힌두교 사찰에서 물을 마셨다는 이유로 남성 두 명에게 무자비하게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14일(현지시간) 힌두스탄 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가지아바드의 한 사찰에서 ‘아시프’라는 이름의 14세 무슬림 소년을 폭행한 두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야다브’라는 남성은 아시프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물으며 그의 머리를 때려 땅에 눕힌 뒤 사타구니 등을 마구 발로 찼다. ‘사라스와티’라는 다른 남성은 이 폭행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시프를 마구 폭행한 사찰 관리인 야다브(가운데). 트위터 갈무리
사찰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들은 무슬림인 아시프가 힌두교 사찰에 들어와 물을 마셨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의 힌두사찰 일부는 종교적인 이유로 무슬림 등 비(非)힌두교도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아시프의 아버지는 “아들은 목이 말라 사찰 안에 있던 수도꼭지를 발견하고 물을 마셨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힌두사찰 당국은 “수도꼭지는 절 밖에도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사찰 측은 “우리 직원들은 사찰 안에서 침을 뱉는 소년을 잡은 것뿐”이라며 “체포된 이들을 위해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행 후 치료받은 아시프. 트위터 갈무리
관련 영상이 SNS에 퍼지자 두 남성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사람들은 “종교적인 이유가 어떠하든 성인 남성이 어떻게 아이를 마구 폭행할 수 있는가”, “폭행도 잔인한데 SNS에 영상을 직접 올리다니 정말 뻔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도의 아동권리보호국가위원회(NCPCR)도 이번 사건에 우려를 표했다. NCPCR은 트위터에 두 남성의 사진을 올리며 “아동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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