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45)가 1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수감된 교도소 상황을 전했다(사진).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나발니는 이날 수감된 러시아 포크로프시(市)의 제2번 교도소(IK-2)에서 변호인단을 접견했다. 삭발 상태인 그는 변호사에게 고통을 호소하고 자신의 현재 모습을 변호사를 통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는 교도소 생활을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미래 디스토피아 사회를 그린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비유하며 “어디에나 카메라가 있어 감시를 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금이라도 규칙을 위반하면 바로 보고된다”며 “죄수들을 1시간마다 깨우는 날도 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60마일(약 96km) 떨어진 포크로프시 제2번 교도소는 러시아에서 ‘최악의 4대 교도소’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주로 러시아의 정치범을 수용하는 곳으로 상습적 구타 같은 육체적 학대는 물론이고 정신적 괴롭힘도 심해 ‘죄수를 완전히 망가뜨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곳에서는 수감자들을 정신적으로 고립시키려고 주변과의 대화도 금지하고 있다. 교도소 직원 이름을 강제로 외우게 하고 항상 깍듯이 인사해야 한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서있게 하거나 읽기 쓰기를 금지한 채 하루 종일 러시아 국영 TV를 통해 체제 순응 교육을 하기도 한다. 모욕감과 무기력증을 주기 위해 칫솔을 주고 멀쩡한 바닥 청소를 하루 종일 시키거나 독방에 수감한다고 CNN은 전했다. 이 교도소에 2년간 수감됐던 야권 활동가 콘스탄틴 코토프는 AFP에 “수감자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나발니를 신경쇠약에 걸리게 하려는 조치로 정적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압박인 셈”이라고 전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정부의 소행으로 보이는 독극물 테러를 당한 후 독일 베를린에서 치료를 받았다. 올해 1월 17일 귀국한 그는 공항에서 바로 체포된 후 집행유예 의무 위반 혐의로 지난달 교도소에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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