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탄자니아 존 폼베 마구풀리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61세를 일기로 숨졌다. 최근 보름 넘게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건강이상설이 증폭됐으나 대통령실은 이를 극구 부인해왔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사마이 술루후 하산 부통령은 국영방송을 통해 “마구풀리 대통령이 약 10년간 앓아왔던 심장질환으로 인해 숨졌다”고 밝혔다. 마구풀리 대통령은 이달 6일 심장질환 문제로 잠시 입원했다가 퇴원했으나 14일 건상 상태가 악화돼 병원을 다시 찾았고 결국 회복하지 못했다.
신실한 기독교 신자인 마구풀리 대통령은 매주 일요일마다 공식 예배에 참석했다. 국영방송에도 일주일에 서너번씩 나올 정도로 외부 활동이 왕성했으나 지난달 27일부터는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로 인해 마구풀리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코로나19에 걸려 이웃국가 케냐를 거쳐 인도로 후송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화학교사 출신인 마구풀리 대통령은 지난해 수차례 “지금은 마스크에 의존할 때가 아니라 신에게 기도해야 할 때”라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엔 코로나19를 악마라고 지칭하며 이를 막기 위해 전국민이 종교시설에 모여 사흘간 기도하는 기간을 선포하기도 했다. 그동안 아프리카 지도자 중 유일하게 자국내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5월부터 감염자 수치 통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탄자니아 정부는 백신 효능을 믿을 수 없다는 대통령 입장에 따라 백신 수입을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1989년 지방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마구풀리 대통령은 교통부 장관 등을 거쳐 2015년 대통령에 당선됐고 지난해 10월엔 부정선거 논란 끝에 5년 임기 재선에 성공했다. 남은 임기는 하산 부통령 승계하며 취임시 동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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