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하루 보냈다”며 총격범 두둔한 백인경찰에 비난 뭇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8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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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여성을 포함해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을 두고 백인남성 경찰 제이 베이커 보안관이 “나쁜 하루를 보냈다”며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비판이 거세다. 베이커 보안관이 지난해 소셜미디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한 인종차별적 게시물을 올린 사실도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관할하는 체로키카운티 보안관실에 근무하는 베이커 보안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롱에 대해 “어제는 그에게 매우 나쁜 하루였고 이게 그가 한 짓”이라고 말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인종 혐오’가 아닌 ‘성중독’이라고 언급했다. 베이커 보안관은 “롱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무게를 알고 있다. 그는 완전히 지쳤고 일종의 막다른 지경에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무려 8명이 숨졌는데도 가해자 위주의 사고방식을 드러냈다며 분노를 표했다. 한 시민은 “역겹다. ‘나쁜 하루’를 보냈다고 누구나 살인하지는 않는다”고 질타했다. 다른 시민은 “베이커 보안관이 롱의 변호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소셜미디어에도 ‘백인우월주의(whitepriveledge)’ ‘백인 극단주의(whitesupremacy)’ 같은 해시태그가 넘쳐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베이커 보안관의 발언과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법 집행기관 내부의 인종차별에 대한 우려를 지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베이커 보안관은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창궐할 때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수입된 바이러스’란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 사진과 함께 “이 옷 정말 좋다. 남아있을 때 사라”는 글을 올렸다. 현재 이 게시물은 삭제됐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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