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미국 상원이 대중국 강경파인 대만계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47·사진) 인준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는 1962년 USTR 설립 이래 최초의 비백인계 여성 대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명한 각료급 후보자 중 만장일치의 인준을 받은 것 역시 그가 처음이다. 경기부양안 등을 두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온 민주당과 공화당이 국익을 위해 ‘중국 견제’에 한목소리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전체 100석 중 찬성 98표, 반대 0표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2명은 투표하지 않았다. USTR 수장이 인준 시 ‘반대 0표’를 받은 것은 2005년 수전 슈워브 대표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어서 그에 대한 초당파적 지지가 확인됐다. 이달 6일과 10일 상하원이 각각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1조9000억 달러의 경기부양안을 표결할 때 투표에 참가한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진 것과 대조적이다.
18, 19일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의회가 USTR 수장에게 만장일치 지지를 보낸 것은 타이 대표가 대중 강경 정책을 펼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타이 대표는 지난달 말 “중국으로 하여금 약속을 지키게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관세, 지식재산권 등에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974년 미 코네티컷주에서 태어난 타이 대표는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중 무역정책을 총괄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2018년 폐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협상 전략을 수립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민주당의 리처드 닐 하원 세입위원장은 타이 대표를 두고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능력 있는 인물이라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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