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공포에 피할 곳이 없다. 전세계 시장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휩싸이며 심지어 원자재 선물도 이러한 공포를 피해 숨을 피난처가 되지 못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금리)가 다시 급등하자 뉴욕에서 채권과 주식은 물론 원자재 선물까지도 일제히 추락했다.
18일(현지시간) 선물 시장에서 원유는 7% 추락했고 커피원두는 2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급락했다. 옥수수와 구리까지 급락했다. 특히 미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5거래일 연속 내려 1년 넘게 만에 가장 오랜 기간 하락세가 지속됐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과열을 용인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부분 위험자산에 매도세가 휘몰아쳤다. 뉴욕 증시의 3대 주식지수들은 사상 최고에서 급격하게 내려왔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수익률은 급등했다.
이러한 매도세는 글로벌 성장 기대에 따른 현물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원자재 시장까지 덮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바로 여기에 원자재의 역설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원자재 시장은 일반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상황을 선호한다. 투자자들이 원자재를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공식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인플레이션이 지나치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치며 달러를 강하게 끌어 올려 원자재 가격도 떨어진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디플레이션으로 급변하는 시점이다.
올들어 원자재는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유가는 18일까지 올들어 30% 넘게 올랐다. 옥수수, 대두, 구리 역시 수년만에 최고에 달하며 일각에서 새로운 슈퍼사이클의 등장을 상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원자재 열풍이 이번주 돌연 중단되는 분위기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에너지, 금속, 곡물 등 원자재 수요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복귀일정도 꼬였다. 여기에 달러 반등이 더해지며 원자재의 매력이 떨어진 것이다.
스톤X의 알란 수더만 수석원자재 이코노미스트는 “국채금리와 달러가 연준에 반응하며 원자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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