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미중 갈등 심화로 中이 비핵화 도울 가능성 낮아져”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21일 15시 21분


(평양 노동신문=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심화하면서 미국의 북한 비핵화 목표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북한을 핵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중국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북한에는 협상력을 높일 기회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레이첼 민영 리 전 미 정부 정보분석관은 “북한은 점증하는 미중 대립을 기회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볼 때 중국은 비핵화를 위해 미국과 함께 북한을 압박하는 데 협력할 동기가 현재로선 적은 국가”라며 “이는 북에 미국과의 협상에 더 능청을 부릴 여지를 준다”고 했다.

미국의 입장에서 북한과의 핵 협상은 늘 어려운 과제였지만, 중국의 도움을 얻지 못하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북미 협상이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다. 바이든 새 행정부 취임으로 한동안 미중 관계 개선 기대감이 나오면서 북미 관계를 두고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지만, 이는 이번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첫 순방지인 한국과 일본에서 중국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미중 알래스카 회담에서 대립을 더욱 표면화하면서 물거품이 됐다는 분석이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에서 “중국도 북한 문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가 고조되는 동안 중국이 북한 문제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오퉁 중국 카네기-칭화 글로벌정책연구소 핵정책 수석펠로우연구원은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선의를 보이면 중국은 북한과의 협력에 더 적극적일 것”이라면서 “그러나 현재로선 미중관계의 근본적인 개선 여지가 그리 크지 않은 만큼 북한과의 협력 여지도 크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북한은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했고, 이에 경제난이 가중됐다. 유일한 생명선이던 중국과의 교역마저도 차단했고, 빈곤층의 주식인 옥수수 가격이 급등하며 식량난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해왔다.

제니 타운 38노스 북한 감시국장 겸 스팀슨 센터 수석 펠로우는 “북한은 대유행 기간에도 새로운 미사일을 선보였다”며 “북한은 자신들이 이전보다 더 강한 위치를 점했다고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오코 아오키 매릴랜드대 국제안보학 협력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이나 핵실험 관련 결정은 기술적, 정치적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면서 “수천 마일을 주행할 수 있고 잠재적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정치적 요인이 그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 무기를 보유한 북한으로선 대미, 대중 정책을 모두 검토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Δ제재 해제와 Δ한반도에서의 미군 철수 Δ중국과의 교역 유지 Δ팬데믹 극복 등을 원하고 있다.

아오키 연구원은 “북한은 지금 경제난 속에서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ICBM을 발사한 2017년 11월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후속조치인 공격적인 제재안을 지원한 바 있다. 그후 중국 정부는 제재 해제를 주장했는데, 부분적으로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보류했기 때문이지만 미중관계의 악화가 북중관계 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내에서는 북한이 조만간 또 다른 ICBM 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 취임 두 달째인 지금까지 북한은 도발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다시 내기 시작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최근 담화를 통해 “미국이 먼저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그 어떤 대화도 의미 없을 것”이라고 했다.

1990년대 말 북핵 문제를 놓고 중국·평양과 협상을 벌였던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당국자는 “미국의 목표가 진정 북한의 비핵화라면 지금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는 매우 어렵다. 수년간 모든 정책이 반복하고 실패했다”며 “결국 북한은 어느 때보다 강력한 핵·미사일 보유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