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가 최대 도시 양곤 등에서 민간인 약탈까지 자행하고 있다. 특히 민주화 시위에 가담한 사람과 이들을 도와주는 사람의 재산을 집중적으로 노려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군경은 18일 양곤 외곽 탐웨 등에서 2000만 차트(약 16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시민들로부터 빼앗았다. 이들은 비무장 민간인을 향해 총부리를 들이대며 현금, 보석, 카메라, 시계, 음식 등을 닥치는 대로 가져갔다. 700만 차트에 이르는 물품을 도난당한 한 시민은 군경이 아니라 무장 강도라고 비판하며 “총을 쏘며 집 안으로 들어와 모든 것을 약탈해 갔다”고 분노를 표했다.
20일 양곤에서는 군경이 해산 중이던 시위대에 총을 쏴 15세 소년 아웅 카웅 테가 목에 실탄을 맞고 숨졌다. 군인들이 시위대를 향해 ‘당신들이 죽을 때까지 철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19일 중부 마궤에서도 세 아이의 어머니인 도 말라르 윈이 총에 맞아 숨졌다. 시민단체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쿠데타 발발 후 이달 20일까지 군경에 의해 최소 247명의 시민이 숨졌다고 밝혔다.
‘공동의 적’ 군부에 맞서기 위한 시민사회와 소수민족의 연대도 강화되고 있다. 20일 미얀마나우 등에 따르면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 모임 겸 일종의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미얀마 연방 및 연방군을 설립하기 위한 소수민족 무장단체와의 대화가 80%가량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20, 21일 이틀간 미국 뉴욕, 일본 도쿄, 대만 타이베이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도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특히 타이베이에서는 중국계 미얀마인 수백 명이 군부에 항의하는 노래를 부르며 시위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