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회담의 유일한 스타는 中통역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3일 03시 00분


비난 오가던 회담 유려한 통역 장징, 웨이보서 3억2000만번 조회 인기
16분 발언 양제츠 “통역시험” 농담…블링컨 “월급 올려줘야” 맞장구도

18, 19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중국 측 통역사로 참석해 외모와 실력으로 화제가 된 장징. 사진 출처 글로벌타임스 홈페이지
18, 19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중국 측 통역사로 참석해 외모와 실력으로 화제가 된 장징. 사진 출처 글로벌타임스 홈페이지
18, 19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 배석한 중국 측 통역사가 화제다.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알래스카 회담’의 유일한 스타는 중국 통역사”라며 그에게 관심을 보내고 있다.

22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들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 측 외교 수장인 양제츠(楊潔지)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통역을 맡은 장징(張京)중국 외교부 선임통역사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여배우 자오웨이(趙薇)를 닮은 빼어난 외모뿐 아니라 격한 비난이 오가던 회담장에서 냉정함을 유지하며 매끄러운 통역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 정치국원은 모두발언에서 당초 정해진 2분을 넘어 16분 정도 발언하며 미국 측을 비판했다. 이후 자신의 왼쪽에 있던 통역사에게 “이것은 통역 시험”이라고 농담을 했다. 긴 발언을 매끄럽게 통역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였다. 맞은편에 있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우리가 통역사 월급을 올려줘야겠다”며 농담으로 거들었다. 미중 대표들의 설전으로 냉랭했던 회담장 분위기가 다소 풀린 순간이었다.

장 통역관은 양 정치국원의 발언을 침착한 태도로 통역했고, 이 모습이 소개되면서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중국 언론들은 그를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통역사”라고 추켜세웠다. 웨이보에서는 회담 이후 이틀간 ‘장징’ ‘미중회담 통역사’ 등 그와 관련된 키워드가 3억2000만 번 조회되기도 했다.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 출신인 장 통역사는 2003년 한국의 고등학교 격인 항저우외국어학교를 졸업한 후 중국 외교대에서 영어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2007년부터 외교부에서 일하고 있다. 장 통역사의 고교시절 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장징은 중국 최고 명문 베이징대에도 입학할 수 있었지만 외교부에서 일하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외교대에 진학했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미중 고위급 회담#중국 통역사#알래스카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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