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대통령, 마약밀매업자들 뇌물받아…美법원서 증언 나와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23일 10시 53분


조반니 푸엔테스 라미레스라는 온두라스 남성이 22일(현지시간) 미 연방법원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재판에는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에 대한 혐의도 제기돼 있다.

배심원단은 라미레스가 코카인 밀매, 무기 소지, 무기 사용 음모 등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판결했다.

2주 동안 계속된 재판에서 증인들은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이던 2013년부터 적어도 2019년까지 라미레스 등 마약 밀매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마약 밀매업자들과 어떤 연관성도 없다고 부인하며 어떤 범죄로도 기소되지 않았다고 거듭 밝혀왔다. 그러나 미 연방검찰은 에르난데스의 정치적 부상이 마약 밀매 자금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을 가능성을 점점 더 노골적으로 언급하며 에르난데스를 라미레스 사건의 ‘공범자’로 지목하고 있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형제들 중 하나인 토니 에르난데스는 2019년 마약 밀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다음주 형이 선고될 예정이다.

에르난데스는 22일 자신에 대한 마약 밀매 관련 혐의는 허위이며 형량을 줄이기 위해 마약 밀매업자들이 증거를 조작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카치로스 카르텔의 전 두목 데비스 레오넬 리베라 마라디아가는 2012년 자신의 마약 밀매 사업을 보호하고 범인 인도를 피하는 대가로 여동생을 통해 25만 달러(약 2억8200만원)를 에르난데스에 보냈다고 증언했다. 한 회계사는 2013년 에르난데스가 라미레스로부터 뇌물을 받는 것을 2차례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에르난데스는 온두라스 의회 의장을 지내다 2013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 2014년 1월 대통령에 취임했고 2017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2019년 8월 마약 밀매 혐의로 뉴욕 연방법원에 기소됐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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