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임신부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백인 남성. 숌림 트위터 갈무리
영국 런던에서 20대 임신부가 일면식도 없는 백인 남성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런던 경찰국이 지난 18일 오후 6시 30분경 스탬포드힐의 한 뒷골목에서 임신부를 공격한 50대 백인 남성을 중상해죄(GBH)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임신 27주차인 20세 유대인 여성으로,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인 보안 단체인 ‘숌림(Shomrim)’이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당시 폐쇄회로(CC)TV를 보면, 용의자인 백인 남성은 한 손에 베갯잇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쇼핑카트를 끌며 피해 여성을 좇아 뒷골목에 들어섰다.
남자는 카트를 두고 베갯잇을 펼치며 피해 여성에게 바짝 다가섰다. 여성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돌아보자 남자는 곧장 달려들어 베갯잇을 여성의 머리에 뒤집어씌우고는 배를 수차례 주먹으로 가격했다.
폭행 직후 남성은 도주했지만 해링게이 지역에서 경찰에 붙잡혀 현재 런던 동부 경찰서에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남성의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으며 인종차별로 인한 증오범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데이비드 라미 의원은 “임신부 유대인 여성에 대한 증오적 공격으로 보인다”며 “굉장히 끔찍한 사건”이라고 묘사했다.
숌림의 회장 랍비 허셜 글럭은 “유대인 여성이 표적이 된 사건은 이 지역에서만 7건에 달한다”며 증오범죄로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사건 전부를 증오범죄로 보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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