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9)의 종신집권이 현실화하고 있다. 24일 러시아 하원이 푸틴이 두 차례 대통령직을 더 수행할 수 있는 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개정안의 핵심은 대통령 3연임을 금하는 기존 조항을 유지하되 지난해까지 특정 인물이 수행한 기존 임기는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즉 푸틴의 이전 임기가 모두 백지화된다. 이에 따라 푸틴이 2024년 대선에 출마해 뽑히면 6년 임기의 연임이 가능해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2036년 푸틴이 84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종신집권이나 다름없다.
2000년 집권한 푸틴은 당시 4년이었던 대통령직을 연임했다. 3연임 금지 규정에 막히자 2008~2012년 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내세우고 실권형 총리에 올랐다. 그의 총리 재직 중 대통령 임기는 6년으로 늘었다. 푸틴은 2012년 대선에 출마해 당선됐고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가 2036년까지 36년 집권하면 1922년부터 31년간 집권한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넘어 300여년 전 러시아제국의 초대 황제 표트르대제의 통치 기간(43년)과 비슷해진다고 CNN은 평했다.
푸틴의 최대 정적(政敵)인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5)는 지난달 교도소에 수감된 후 급격한 건강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나발니의 한쪽 다리는 아예 감각이 사라져 일어서거나 걸을 수도 없는 상태다. 교도소 측에 통증을 호소했지만 이부프로펜 진통제 2알만 얻는 등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푸틴 정권이 고의적으로 나발니의 상태를 나빠지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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