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서 종이 맛이”…코로나 완치 1년 지나도 ‘미각·후각 상실’ 지속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28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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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후유증으로 몇 달이 넘도록 후각과 미각 상실을 겪는 사람이 전체 확진자의 10~15%를 차지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코로나19를 극복했지만 감각 상실로 고통을 겪고 있는 한 여성의 사례를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메디나(38)는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지 사흘 만에 미각과 후각을 상실했다. 모든 씹는 것에서 ‘종이 맛’이 난다는 그는 1년이 지난 지금도 감각을 되찾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메디나는 다양한 이비인후과, 신경과 의사들과 상담하고, 비강 스프레이를 쓰고, 어유(魚油)를 이용한 치료를 받고 있다.

또한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기 위해 먹는 것에 엄청난 양의 향신료를 뿌리고, 차를 마실 때도 온갖 향기 나는 약초를 넣으며, 에센셜 오일에 적신 팔찌를 하고 다니며 수시로 냄새를 맡는다.

그러나 이 모든 시도는 헛수고였다. 요리하고 먹는 것을 즐기던 일상의 즐거움은 사라졌고 몇 달을 매일 눈물로 보냈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코로나19 증상으로 일어나는 후각 상실증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만든 ‘화학적 감각 연구를 위한 글로벌 컨소시엄(GCCR)’에 따르면 맛을 느끼거나 냄새를 맡는 능력을 잃은 대부분의 코로나19 환자들은 3~4주 이내에 회복한다.

그러나 “전체 확진자 중 10~15%는 몇달이 지나도 감각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GCCR 의장을 맡은 발렌티나 파르마 템플대 심리학 조교수가 말했다.

감각 상실은 200만명의 미국인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1000만명의 사람들이 겪은 것으로 추정된다.

파르마는 “미각과 후각은 시각과 청각보다 덜 중요하게 여겨지고, 다른 코로나19 만성질환보다 덜 심각하다고 생각된다”며 “하지만 우리는 냄새를 통해 짝을 찾는 등 후각은 사회화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후각과 미각의 상실은 영양 문제 분 아니라 불안과 우울증을 악화시킨다고 파르마는 강조했다.

현재 의학적으로 알려진 치료제는 없으며 4가지 냄새를 하루 두 번씩 맡는 후각 훈련이 권장되는 유일한 치료법으로, 3~6개월 동안 이를 실행했을 때 약 30%의 경우에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후각이 회복되고 있다는 징후로는 ‘착후각’(parosmia), 즉 커피 냄새를 쓰레기 냄새로 맡는 등 익숙한 냄새를 잘못 맡는 증상이 있다.

치료법이 나오기 전까지 환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치료를 위해 애쓰고 있다.

후각 상실증 환자를 위한 영국 비영리단체 앱센트(AbScent)는 코로나19 이후 회원이 1500명에서 4만5000명으로 급증했다.

영국에서 사는 도미니카 우라코바(26)는 앱센트 페이스북에 “후각과 미각을 잃은 지 정확히 1년이 지났지만 지금 거의 괜찮아졌다”며 “힘을 내고 희망을 잃지 말라”고 적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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