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타 고지 미국 주재 일본 대사는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과거사 문제 관련 소송과 판결이 한일 관계를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도미타 대사는 주미대사 취임 직전 주한 대사를 역임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일 연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가로 막는 한일 관계 파탄의 책임을 한국에 돌린 셈이다.
도미타 대사는 30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의회 전문매체 더힐과 인터뷰에서 ‘한일 정치상황’에 대해 질문 받고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 9일 진행됐다고 더힐은 전했다.
그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고 보느냐, 미국이 한일 관계 진전을 위해 돕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국은 일본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이웃으로 남아있다”며 “북한 문제 등 현안에 대한 한미일 3국 연대의 유지와 협력을 위해 한국 친구와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본과 미국, 한국의 연대는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그런 부분에 대해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양국간에는 경제 관계, 인적 교류 등 매우 높은 수준의 교류가 있다”면서 “다른 나라와 지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때문에 교류가 제한되고 있지만 우리는 양국간 매우 강력한 교류를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우리에게 몇가지 미해결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와 같은 문제가 전반적인 양국간 협력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도미타 대사는 ‘문제가 주로 대북 수출 통제냐’는 질문에는 “이는 최근 한국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소송과 판결에서 비롯된다”며 “이는 전후 해결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부합하지 않는다. 우리의 전반적인 관계를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와 같은 문제들이 우리의 전반적인 관계를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에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도미타 대사는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가 조작된 것이라고 했다. 의견을 말해달라‘는 요청에는 “대사가 학문적인 업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일본과 한국은 지난 수년간 역사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다는 것”이라며 “현재 위태로운 것은 전후 외교 관계의 근간이다. 우리는 우리가 발전시켜온 근간을 보호하고자 한다. 이는 다른 차원이자 다른 규모의 문제”라고 했다.
도미타 대사의 발언은 한국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승소판결을 내린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배상 등 문제는 지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도 주장한다.
도미타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전략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스가 총리는 미일 동맹 강화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한 협력에 놀라울 정도로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 주일미군 분담금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합의를 1년 연장하는 임시 합의를 체결했다”며 “이는 새로운 정부 하에서 어떤 종류의 주둔국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이다. 조기 합의는 동맹의 건강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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