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좌초 11일만에 정상화
당국, 10억달러 배상금 청구하기로
‘女선장 연루’ 가짜뉴스 등 논란 계속
이집트 수에즈 운하의 정체가 모두 해소되면서 컨테이너선 좌초 사고로 대기하던 선박들의 이동이 완전히 자유롭게 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수에즈운하관리청(SCA) 소속 오사마 라비 청장은 3일 성명을 통해 “에버기븐호 좌초 이후 수로에서 대기하고 있던 모든 선박의 통항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3일 길이 400m, 무게 22만4000t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되면서 일대가 대혼란에 빠졌다. 운하가 막히면서 화물선들이 정체되는 현상과 함께 국제 화물 공급은 차질을 빚었다. 좌초된 에버기븐호가 예인작업 끝에 지난달 29일 부양됐을 당시 대기 선박은 422척이었다. 이후 대기 중인 화물선들이 조금씩 운하를 통과해 3일 61척을 끝으로 모든 대기 선박의 통항이 완료된 것이다.
수에즈 운하가 정상화됐지만 사고 원인을 둘러싼 책임론과 각종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4일 BBC에 따르면 이집트 최초의 여성 선장이자 최연소 선장인 마르와 엘셀레다르 씨(29)에 대한 비난이 이집트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수에즈 운하 사고 당시 엘셀레다르 씨는 수백 km 떨어진 곳에서 이집트 해양안전청 선박을 운항 중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에버기븐호 좌초 사건과 연루됐다는 가짜 뉴스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면서 비난이 집중됐다. 그는 “누가 이런 거짓 소문을 퍼뜨렸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전 세계 선원의 2%가량만 여성인 남성 중심의 항해 분야, 이집트 내 취약한 여성 인권이 겹쳐진 성차별일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피해 배상 문제도 남은 과제다. 라비 SCA 청장은 최근 이집트 방송에 출연해 “이번 사고로 인한 손실을 약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로 추정한다”며 “이번 사태로 이집트의 평판이 손상돼 마땅히 배상금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곳에 배상금을 청구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SCA가 에버기븐호의 소유주인 일본의 쇼에이기센과 배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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