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적 없는 범죄자와 결혼 예정인 英 여성…무슨 사연?

영국에 사는 나오미 와이즈(왼쪽)와 미국에 수감 중인 빅터 오퀜도. 사진=인스타그램, 마콤 교정시설

한 영국 여성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재소자와 편지로만 연락을 주고받다가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계획한 사연이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미러,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영국 첼름스퍼드에 사는 나오미 와이즈(26·여)는 미국 미시간주 마콤 교정시설에서 2034년까지 수감 예정인 빅터 오퀜도(29·남)와 9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심리 상담가를 꿈꾸던 나오미는 지난해 6월 재소자를 위한 편지 상담 프로그램에서 오퀜도를 만났다. 이들은 서로 얼굴을 맞댄 적은 없지만 편지와 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싹틔웠다.

오퀜도는 19살 때 폭력조직에 가담해 2명을 총으로 살해하고 3차례의 무장 강도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24년형을 선고받아 10년째 복역 중인 중범죄자였다. 하지만 나오미는 그런 오퀜도가 “괴물이 아니라 인간”이라면서 “빅터는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친절하며 평생 함께 하고픈 남자”라며 두둔했다.

나오미의 친구가 그려준 오퀜도와 나오미. 사진=인스타그램

물론 나오미도 처음부터 그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오퀜도가 몇 달에 걸쳐 세 번이나 전화로 청혼했지만 나오미는 불확실한 미래와 자신의 가족이 걱정돼 매번 거절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오미는 커다란 꽃다발과 함께 반지를 받았다. 오퀜도가 가족을 통해 나오미에게 전달한 청혼 선물이었다. 감격한 나오미는 결국 오퀜도의 청혼을 수락했고 9월에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결혼식 전 오퀜도를 직접 만나기 위해 미국행을 결정한 나오미는 손목엔 오퀜도의 이름 이니셜을, 갈비뼈 부근에는 오퀜도가 편지에 쓴 서명을 글씨체 그대로 옮겨 문신으로 새겨 넣었다.

나오미는 또 오퀜도와 연락을 주고받기 위해 한 달에 전화와 이메일에만 약 270파운드(한화 약 42만 원)를 쓰고, 3개월마다 한 번씩 100달러(약 11만 원)짜리 음식 꾸러미를 미국에 보내는 등 옥바라지에 한창이다.

스킨십을 못해도 감정적으로 연결돼있다는 나오미는 오퀜도가 42살에 형기를 마치고 나오면 자신은 39살이 되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미시간주 법이 바뀌면 2027년에 석방될 수도 있다”며 “취업 비자나 학생 비자를 얻어 오퀜도의 출소 전까지 미국에서 살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친구들은 오퀜도와의 관계를 인정했지만 가족은 아직”이라며 “가족이 나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것을 안다. (오퀜도를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