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시아계 운전기사가 흑인 승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2일(현지시간) 뉴스위크는 전날 오후 5시 21분경 뉴욕의 한 우버 택시에 탑승한 흑인 승객이 기사의 마스크 착용 요청에 격분해 난동을 부렸다고 보도했다.
차내 블랙박스에 찍힌 당시 상황을 보면, 뒷좌석에 탑승한 흑인 여성 2명 중 1명이 음식물을 섭취하려 마스크를 내렸다. 이를 발견한 운전기사가 마스크를 제대로 써달라고 요청하자 해당 승객은 갑자기 화를 내며 기사에게 폭언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한 듯 승객은 휴대폰으로 운전기사를 촬영하면서 “이 사람이 내게 음식을 먹을 수 없다고 했다”며 “근데 난 한 입도 베어 물지 않았다. 내가 타본 것 중 가장 인종차별적인 차”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면서 “망할 인종차별주의자 인도인”이라며 기사를 비하하기도 했다.
다른 승객은 운전 중인 기사에게 사과하려 했지만 화가 난 기사는 “만약 이 사람이 내리지 않으면 경찰을 부를 것”이라며 맞섰다. 이어 기사가 “조용히 해 달라. 모욕적이다”라고 하자 문제의 승객은 “여기는 뉴욕, 여기는 미국”이라면서 “우리가 원하는 건 뭐든지 말할 수 있다. 입 다물라”며 마지막까지 쏘아붙였다.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자 승객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사람들은 “우버가 개인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기사를 함부로 대해도 되는 건 아니다”, “저런 승객은 자동으로 하차시키는 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운전기사들도 비슷한 고충을 털어놨다.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공유업체에서 2년간 일했다는 한 사람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저런 경우엔 손실을 감수하고 다른 고객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운전기사와 승객 간 다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버 기사로 일하는 네팔 출신 수바카르 카드카(32·남)도 승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가 온갖 조롱에 시달린 뒤 호신용 스프레이를 맞는 공격까지 당했다. 사건 이후 경찰에 자수한 승객 아르나 키미아이(24·여)는 최대 16년의 징역형과 3000달러(한화 약 337만 원)의 벌금형을 받게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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