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포로수용소 문서 53건 기밀해제…조직원 생김새-전화번호 등 전달
대테러작전 ‘충직한 밀고’ 드러나…WP “문건공개로 곤경에 처할 것”
전 세계를 테러 공포로 몰아넣었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장이 과거 미국 정보당국의 정보원이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 정부는 최근 이라크 내 미국 포로수용소와 관련된 53건의 기밀문서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IS의 수장인 아부 이브라힘 알 하시미 알 꾸라시(사진)가 과거 미국에 어떻게 협조했는지 적혀 있었다. 문서에 따르면 2007∼2008년 수용소에서 신문을 받은 꾸라시는 주요 테러 용의자의 몽타주 작성을 도왔고, 테러조직 내 자신의 동료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알려줬다. IS 지도부 19명의 전화번호와 그들이 보유한 비자금 현황이 담긴 검은 수첩도 미국에 전달했다.
보고서에는 그가 ‘유난히 수다스럽다’, ‘신문을 거듭할수록 더 협조적’이라고 기록돼 있었다. 대니얼 밀턴 미 육군사관학교 대테러센터(CTC) 교수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노래하는 새(songbird·밀고자)’”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꾸라시가 제공한 정보 덕분에 중동 테러단체와의 전쟁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2008년 알카에다의 2인자이던 아부 까스와라를 이라크 모술에서 제거한 것도, 이후 IS의 선전기구와 해외조직을 추적했던 것도 그의 도움이 컸다. WP는 이번 보고서 공개로 인해 꾸라시가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로수용소에 갇혔다가 2009년 석방된 꾸라시는 2019년 IS 지도자였던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미국 특수부대의 기습으로 숨지자 수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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