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에 대해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의 또 다른 동맹인 한국이 반발하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사실상 일본 편을 든 것으로, 미일 간의 밀착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일본 정부가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된 처리수와 관련한 여러 결정을 검토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일본은 여러 선택과 효과를 따져보고 투명하게 결정했으며 국제적으로 수용된 핵 안전 기준에 따른 접근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이날 트위터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처리수 관련 결정을 투명하게 하려는 일본에 감사한다. 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계속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라고 썼다.
프라이스 대변인과 블링컨 장관은 모두 ‘오염수(contaminated water)’ 대신 ‘처리수(treated water)’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정화 과정을 거친 ‘처리수’로 부르고 있는데 이를 그대로 쓴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오염수(contaminated water)’ 또는 ‘방사성 물(radioactive water)’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프라이스 대변인과 블링컨 장관의 트위터 글을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출 방침을 발표한 직후에 나왔다. 미일 양국이 사전에 이 문제에 대해 협의했고 미국이 이에 대한 지지 의사 표명을 준비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국 등 이웃국가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미국이 침묵하거나 중립을 지키는 대신 국무장관까지 나서 의견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6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 정상회담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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