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해 폐쇄했던 북한과의 국경을 다시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고 14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번 관측은 북한과의 무역 통로인 중조(中朝) 우의교가 있는 중국 랴오닝성의 ‘신압록강 대교’ 개통이 임박했다는 설에 힘이 실리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 정부 문서에 따르면 랴오닝성 정부는 최근 오랫동안 지연되어온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 대교의 개통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신압록강 대교 건설 프로젝트는 10년 전 시작돼 당초 2014년 개통 예정이었지만, 본체가 완성된 후 개통이 지연돼 왔다.
랴오닝성 정부는 또 지난달 대교 개통에 필요한 교량 안전 검사 입찰 공고를 내기도 했다.
SCMP는 랴오닝성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신압록강 대교가 곧 개통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북한은 신압록강 대교 개통 지연과 별개로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로 무역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 폐쇄 조치를 단행하며 무역이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타격을 입은 자국 무역을 회복하기 위해 중국과 관계 강화에 나섰다. 이 일환으로 중국에 국경을 개방하고, 신압록강 대교 개통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러시아 전문가인 앤서니 린나는 “코로나19 이후로 북한은 틀림없이 어느 때보다도 고립되어 있지만, 최근 북한이 전 통상교섭본부장 리룡남을 주중대사로 임명한 것은 북한이 상황이 허락될 때, 중국과의 무역을 되살리려는 열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 등으로 세계 경제로부터 고립 돼 대중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북한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5%에 달한다.
중국은 미국 견제 카드로 북한과 밀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연일 중국을 언급하며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북한과 중국이 밀착하며 신압록강 대교가 곧 개통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인근 무역 업자들도 국경 개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 내 소식통에 따르면 단둥시 관계자들은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다음날부터 국경 재개방을 암시하는 수출 등록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단둥의 한 무역업자는 “중국과 북한의 세관원들이 무역회사에 대한 검역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봄 종자철을 위한 석탄과 화학 비료 등 대부분 물품의 출하가 준비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무역 재개는 상품에 국한될 뿐, 관광 등 사람 간 교류에 대한 엄격한 규제는 유지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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