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가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 비율을 높이기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있지만 이 같은 조치가 오히려 화력발전에 대한 의존을 높여서 환경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뉴욕주는 허드슨강 연안에 있는 인디언 포인트 원전의 마지막 원자로를 이달 말 폐쇄할 예정이다. 이는 뉴욕시에서 불과 40km 거리에 있는 이 원전이 주민들에게 위험하고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판단에서 비롯됐다. 4년 전 쿠오모 주지사는 당시 이 원전을 점진적으로 폐쇄하고 대신 2030년까지 주 전체 소비전력의 50%를 풍력, 태양광, 수력 등 친환경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019년에 이 목표치를 다시 70%로 높였다.
하지만 뉴욕시 전력의 4분의 1을 생산하는 인디언 포인트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역설적으로 기존의 재생에너지 생산 목표 달성이 더 어려워지게 됐다고 NYT는 꼬집었다. 원전이 책임지던 전력 생산을 기존의 화력 발전에 더 의존하게 되면서 도리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으로 배출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뉴욕주의 계획에 따라 지난해 여름 이 원전의 한 원자로가 가동을 중단하면서 뉴욕주에서 가스 화력발전으로 생산되는 전력의 비율은 2019년 36%에서 지난해 40%로 오히려 높아졌다. 원전 가동에 찬성하는 시민단체 ‘뉴클리어 뉴욕’은 여름철 전력 수요가 높아지게 되면 기존 가스 화력발전소의 전력 생산은 기존보다 3분의 1 가량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물론 뉴욕에서도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되는 전력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원전을 대체할 수준에 이르기엔 역부족이다. 풍력발전소 역시 뉴욕시와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서 정작 도심지의 전력 공급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칼럼니스트이자 에너지 분야 전문가인 로버트 브라이스는 NYT에 “원전을 닫는 것은 뉴욕의 에너지 역사에 가장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이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뉴욕주 당국도 원전 폐쇄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갖춰지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뉴욕주 관계자는 “대형 풍력발전 지대가 완성되면 뉴욕 생산 전력의 절반 이상은 재생에너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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