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현지 최대 명절인 ‘띤잔(Thingyan)’ 연휴 기간 적어도 26명의 시민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독립 매체 이라와디는 실종자와 중상자가 다수 존재한다면서 사망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했다.
19일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미얀마 제2도시 만델라이에 위치한 밍에 마을에서 띤잔 전야제가 열리는 동안 보안군이 주민에게 총격을 발사해 5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 보안군은 파업에 참가 중인 철도 직원을 위한 공공 기부금도 약탈했다. 밍에는 매일 군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던 지역이다.
띤잔 첫날인 14일에는 만달레이 밍에 마을 딴진 관계자에게 보안군이 기습 공격을 가해 1명이 죽고 1명이 다쳤다.
둘째날인 15일에는 사가잉에 위치한 카니 마을에서는 반군부 시위대가 결성한 자위대와 보안군간 총격전이 벌어져 6명이 숨졌고 적어도 20명이 실종됐다. 총격전은 보안군이 시위 지도자 등 70여명을 구금한 것이 발단이 됐다. 자위대는 이들을 석방하고자 고속도로 검문소를 지켰다.
띤잔 셋째날인 16일에는 만델라이에 위치한 루비 집산지 모곡에서 보안군이 반군부 시위대를 공격해 적어도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이라와디는 군경이 반군부시위 이후 해산하는 시민에게 발포했다고 전했다.
띤잔 축제는 지난 13~17일 5일간 진행됐다. 지난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축제가 제한됐다. 올해도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지 않았지만 군부가 민심 수습과 대외 안정 과시 등을 위해 축제를 허용했다.
이라와디는 띤잔 기간 전년도의 불운을 씻어내기 위해 서로 물을 뿌리는 등의 야외 행사가 통상 전개되지만 올해는 시민들이 군사 정권에 대한 저항 의지를 표출하고 군정에 의해 살해된 사람들을 추모하고자 행사를 취소하면서 대부분 도시가 조용했다고 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띤잔 기간 축제 대신 군부 독재 재개에 반대하는 시위를 택했다. 이라와디는 군부가 평화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연휴는 유혈 악몽으로 변질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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