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카드’를 들고 나온 일본을 먼저 제압한 후 미국을 막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홍콩 매체의 전망이 나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진 후 16일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언급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홍콩 밍보는 19일 사설에서 “일본은 항상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신중했지만, 이번에는 평소 관행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밍보는 “일본이 미국의 ‘수호자’ 역할을 과대평가했든, 중국의 주권 방어 결의를 과소평가했든 일본이 예측하지 못한 것은 중국이 ‘위점타원(圍點打援)’ 전술을 취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위점타원은 ‘한 지점(성)을 포위하고, 지원하러 오는 병력을 친다’는 뜻이다. 즉 중국이 일본을 먼저 포위하고 이후 지원하는 미국을 상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밍보는 “일본이 잘못 둔 수로 스스로 발등을 찍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밍보는 중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이지만 일본이 이중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과 무역 협력으로 경제적 혜택을 얻었지만, 결국 센카쿠 열도 등을 둘러싸고 중국에 맞서기 위해 미국의 권력에 굴복했다는 것이다.
밍보는 “1972년 중일수교 이후 중국은 전쟁 배상 청구권을 포기했고, 일본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인정했다”며 “수십 년 동안 충돌 상황에서도 ‘대만 카드’를 사용한 적이 없는데 일본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밍보는 중국이 일본을 먼저 포위하는 ‘위점’의 방식은 무역 제재가 될 수 있다며 호주를 예시로 들었다. 지난해 4월 호주가 중국에 코로나19 발병 원인 규명을 촉구했고, 중국은 한 달 뒤인 5월부터 호주산 소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등 무역 보복을 시작했다.
밍보는 “중국은 미국과는 당분간 싸우되 판을 깨지 않는 ‘투이불파(鬪而不破)’ 전술을 유지하겠지만, 일본을 상대로 포위하고 공격하는 ‘위점’ 전략을 바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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