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부정 행위가 자행했다는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킨 가운데 정작 군부가 총선 이전부터 쿠데타를 계획했다는 탈영 장교의 주장이 나왔다. 탈영 장교는 군부가 민주주의민족동맹(NLD)에 권력을 넘기기 전인 2015년에 쿠데타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하잉 또 우(Hein Thaw Oo) 소령은 지난 20일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월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최고위급 탈영자다. 만델레이 주둔 99경보병사단 소속인 하잉 또 우는 최근 샨주(州) 반(反)군부 시위대에 합류하고자 부대를 ‘무단 이탈(AWOL)’했다.
하잉 또 우는 미얀마 군의 부패 때문에 탈영을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임명된 신임 장교들은 매우 부패했다”며 “그들은 하급자를 억압한다. 청렴하면 승진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고위직이 되면 배신을 우려해 온갖 기회가 제공된다”며 “하급자가 굶주리고 겨우 살더라도 말이다. 어느 나라 군인이 바나나 나무껍질을 먹느냐”고 했다.
아울러 “이들(군부)은 하급 장교가 뇌물 20만∼30만 짯(약 16만∼23만원)을 받으면 처벌하지만 적게는 3억짯, 많게는 10억짯을 받은 고위 장교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다”며 “모든 장교들이 부패에 의지하고 뇌물을 받는다. 나는 더 이상 그런 식으로 계속할 수 없다고 결심하고 떠났다”고 했다.
하잉 또 우는 미얀마 군부가 항상 쿠데타를 기획해 왔다고도 했다.
그는 ‘군사 쿠데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그들(군부)은 항상 쿠데타 음모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군부 지도자들은 권력을 내려놓는 것을 두려워 한다”고 했다.
이어 ‘쿠데타 계획을 알고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 “그랬다. 그들이 민주주의민족동맹(NLD)에 권력을 넘기기 이전인 2015년에 그것(쿠데타)이 올 것이라고 봤다”며 “지난 2년 동안 더 많은 폭로성 정보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8일)선거를 앞두고 중장급 국방부 특별지휘본부 지휘관들이 전국 군사령부를 순회했고 병사들에게 ‘어떠한 외부 압력이 있더라도 그 어떤 부대도 이탈해서는 안 된다’고 강의했다”며 “선거 이전 그들이 했던 연설을 복기하면서 쿠데타가 일어날 것을 알았다”고 했다.
이밖에 하잉 또 우는 “반군부 시위 성공을 위해서는 소수민족단체 간 단결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미얀마 사회에 군부의 정보원과 스파이가 존재해 단결이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미얀마군에는 전투에 익숙하지 않은 군인들이 많다. 총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병사는 2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하잉 또 우가 근무했던 99경보병여단은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탄압에 앞장섰던 정예 부대다.
하잉 또 우는 ‘반군부 진영이 추진하는 이른바 연방군에 미얀마 군인들이 합류할 가능성’은 “군인과 군인 가족의 신변 보장 유무에 달려있다”고 했다. 많은 군인들이 정의로운 조직의 편을 들고 싶어 하지만 군부가 제공하는 혜택, 자신과 가족의 신변 위험 등을 고려해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