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식 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지도자, 협상가로서 약했다”고 비방했다.
AFP통신 등 외신은 23일(현지 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의 김정은은 내가 가장 힘든 시기에 알게 됐는데, (그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존중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을 향한 (북한의) 공격을 막은 건 언제나 나였지만 그들에게 불행하게도 난 더는 그곳에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싱가포르, 하노이, 판문점에서 세 차례에 걸쳐 만나는 성과를 얻었지만, 비핵화 논의에서는 실질적인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임기를 마쳤다.
이에 대해 최근 문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변죽만 올렸을 뿐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자신이 한반도 평화협상의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고 부각해온 만큼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장기간 지속된 군사적 ‘바가지 씌우기’를 제외하면 지도자로서 또 협상가로서 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수십 년간 바보 취급을 당했지만 나는 우리가 제공하는 군사적 보호와 서비스에 대해 한국이 수십억 달러를 더 지불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그들은) 한국이 우리에게 지불하기로 합의한 수십억 달러를 심지어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한미 양국은 3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작년보다 13.9% 인상하고, 향후 4년간 매년 국방비 인상률을 반영해 올리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400% 인상을 압박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는 미국 전직 대통령의 개인적인 의견에 대해 청와대가 공식 반응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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