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74)이 26일 오전(한국시간, 현지시간 25일 오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해당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 배우가 먼저 받았다”며 딴죽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지지통신은 “‘미나리’에서 할머니 역으로 호연한 한국 배우 윤여정에게 여우조연상이 수여됐다”며 “아시아계 여배우의 수상은 미국 영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3년 만에 두 번째”라고 이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 또한 “아시아인의 여우조연상 획득은 1958년에 일본 출신의 우메키 미요시가 미국 영화 ‘사요나라’로 수상한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윤여정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부문에 후보로 지명된 네 번째 아시아 배우다. 앞서 Δ‘사요나라’ 우메키 미요시(1958년) Δ‘모레와 안개의 집’ 쇼레 아그다슐루(2004년) Δ‘바벨’ 키쿠치 린코(2007년)가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된 바 있으며 이중 우메키 미요시가 수상에 성공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해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감독상 등 4개 부문을 휩쓴 데 이어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은 데에도 주목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해에는 한국 작품 ‘기생충’이 비영어 작품 최초로 작품상을 받는 등 4개 부문을 휩쓸었고, 한국 작품이 올해도 존재감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아사히는 “미나리의 감독은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삭 정(정이삭)으로 한국계 미국인과 한국인 배우들이 주요 배역을 차지하고 대사가 대부분 한국어”라며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한국에서는 지난해 ‘기생충’에 이어 한류의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받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사히는 역경과 싸운 윤여정의 개인사에도 주목했다. 아사히는 윤여정의 이혼 경력을 언급하면서 “당시 한국 사회는 이혼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대중적인 TV 드라마 등의 출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윤여정의 배우로서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나 드라마에서 할머니와 악역 두목, 재벌가 실력자 등 다양한 역을 맡아 조연 배우로서 실력을 발휘했다”며 “저예산 독립영화라도 시나리오가 좋으면 비싼 출연료를 요구하지 않고 역을 맡아 연기의 폭을 넓히는 노력도 계속해 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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