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첫 여성 위원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이 이달 초 터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상처를 받았다며, 남녀의 불평등한 대우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26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 6일 터키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났다.
문제는 사람은 세 명인데 의자는 단 두개만 놓여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의자에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미셸 의장이 앉아 있어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서 있어야 했다.
매체는 당시 상황을 목격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매우 당황해했고, ‘에헴’이라는 기침 소리를 통해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결국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멀리 떨어져 터키 외무장관과 마주보고 의자에 앉았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달 초 유럽의회에서 이 사건을 ‘소파 게이트’라고 부르며, “여자이기 때문에 서 있는 채로 남겨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연설을 통해 EU 의원들에게 “나는 유럽 위원회의 첫 여성 의장이다”라며 “2주 전 터키를 방문했을 때 나는 위원장으로 대우받길 원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어 “나는 유럽 조약에서 대우받았던 방식에 대해 어떠한 정당성도 찾을 수 없었다”라며 “결론은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내가 만약 양복에 넥타이를 맸더라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 이전 회의 사진에서는 의자가 부족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미셸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다.
다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여성으로서 유럽인으로서 상처받고 혼자 남겨진 것을 느꼈다”라며 “이것은 좌석 배치나 의전에 관한 일이 아니다. 우리가 누구인지가 핵심이다. 여성들이 동등하게 대우 받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멀리 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터키가 여성 보호를 위한 국제 협약인 이스탄불 협약에서 탈퇴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것은 EU 집행위원회에 우선순위로 남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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