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아웅산 수지 재판 또 연기…12주 연속 접견 제한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재판을 다음달 10일로 연기했다. 변호인단은 지난 2월1일 군부의 쿠데타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구금된 이후 단 한번도 대면 접견을 하지 못했다면서 면담권 보장을 거듭 요구했다.

27일 미얀마 나우와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변호인단 소속 민 민 소 변호사는 전날 수도 네피도에서 화상으로 열린 심리가 끝난 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변호인단 대면 접견이 수차례 요청에도 성사되지 않은 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민 민 소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은 ‘변호인을 직접 만나고자 여러차례 요청했다’고 말했다”며 “그(아웅산 수지 국가고문)는 추가 기소가 이뤄졌음에도 변호인단을 직접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법원에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대면 접견을 거듭 요청했다고 밝혔다.

킨 마웅 조 변호사는 “경찰은 윗선에 요청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명령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며 “법원 판사가 검토가 어느 정도 이뤄졌고 어떤 상황이냐고 물었지만 경찰 관계자는 ‘대답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이어 “판사는 변호인과 피고인에게 ‘참을성 있게 명령을 기다릴 것은 제안했다”고도 했다.

킨 마웅 조 변호사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은 건강해보였지만 예전보다 수척해 보였다”며 “다음 심리는 다음달 10일로 예정돼 있다”고 했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대면 면담을 통제하는 이유로 코로나19와 국가 안보를 제시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최근 러시아 국영 RIA통신과 인터뷰에서 “군사정부는 당분간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변호사를 직접 만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주요 원인은 코로나19와 국가 안보”라고 했다.

그는 “군부는 일부 (반군부) 시위 지도자들이 변호사를 통해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접촉할 계획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그의 변호인단의 요구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들은 불법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시위에 대한) 지시를 요청할 수 있다”고 했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은 쿠데타 당일 군부에 의해 구금됐다.

군부는 불법 통신장비 보유(수출입법 위반), 총선 당시 코로나19 예방 수칙 미준수(자연재해관리법 위반), 선동(형법과 정보통신법 위반), 적에게 유용한 국가 정보의 보유·수집·기록·출판(공무상 기밀법 위반) 등 혐의로 모두 7차례 기소됐다. 이는 유죄가 모두 인정되면 최대 26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밖에 군부는 지난달 유명 건설업자와 양곤 전(前) 주지사가 수지 국가고문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동영상을 공개하고 반부패위원회가 반부패법에 의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최대 15년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