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AZ 해외 지원 놓고 내부 이견…“비축 필요無”vs“대비 필요”

  • 뉴스1
  • 입력 2021년 4월 28일 14시 52분


미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6000만회 접종분을 해외에 공급하기로 한 결정을 둘러싸고 조 바이든 행정부 내 분열음이 들리고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고위 관리 3명을 인용해 미국 내 백신 생산 차질을 감안하면 정부가 수중의 비축량을 줄여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많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전날 앤디 슬라빗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선임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사용이 가능해지는 대로 AZ 백신 6000만회분을 다른 나라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의 행정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의 화상 브리핑에서 “AZ 백신이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는 대로 먼저 1000만회분을 수 주 내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나라에 얼마큼의 수량이 배분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적인 백신 공급난 속 ‘백신 이기주의’로 비판의 중심에 섰던 미국이 입장을 선회한 것이라 주목을 받았다.

폴리티코는 이번 결정이 최고위급 관리들이 한 달 여 간 치열하게 내부 논의를 벌인 끝에 나온 것이라며 그간 백악관과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을 타국에 보내야 한다는 보건 당국과 국무부, 미 국제개발처의 요청을 여러 차례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백신 수출에 찬성하는 측은 곧 미국이 수천만회 분의 잉여 백신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내부 전망을 인용하지만, 반대 진영은 더 많은 제약업체의 코로나19 백신이 사용 승인을 받고 백신 접종 캠페인도 더 진행될 때까지 해외 수출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문제는 생산이나 오염 문제 등이 생겨 갑자기 우리에게 백신 물량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 생겼을 때”라며 “‘지금 당장 (수출)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사람들과 ‘(해외 수출 문제를) 처리할 것이지만 당장은 아니고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로 나뉘어져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모더나와 화이자, 존슨앤드존슨(얀센) 코로나19 백신이 사용 승인을 받은 상태다. AZ 백신은 아직 사용 승인이 나지 않았지만 미 정부와의 구매 계약에 따라 수백만회분이 이미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된 상태다.

그런데 지난 3월 얀센과 AZ 백신을 생산하는 볼티모어 공장에서 백신 성분 혼합 사고가 발생해 얀센 백신 1500만회분이 폐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때문에 몇몇 바이든 정부 관리들은 올여름, 또는 가을 초까지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한 추산치가 결국 틀리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얀센 백신 없이도 5월 말까지 미국의 모든 성인이 맞을 만큼의 충분한 백신을 확보했다는 사실을 정부가 몇 주 째 인지하고 있었다는 또 다른 관리의 증언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5월 말까지 4억5000만회분의 백신을 수령할 계획이며 추가로 1억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사안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백악관과 국무부, 미국의 보건 기관들이 얀센과 AZ,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코백스(세계보건기구의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를 통해, 또는 특정 국가에 직접 보내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몇 주 째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백악관 고위 보좌관들이 향후 생산량과 국내 수요 충족 문제에 대한 우려를 들어 이 같은 계획을 여러 차례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듀크대 글로벌 보건혁신센터의 크리슈나 우다야쿠마르 소장도 “수억회 접종 분량의 백신을 여름까지 비축해놓을 이유가 없다”며 “가을과 겨울에 더 많은 백신이 필요해지면, 생산 역량을 늘리면 된다”고 강조했다.

폴리티코는 백악관 대변인이 이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지만 행정부 관계자 2명의 말을 토대로 “AZ 백신의 해외 지원과 관련해 수 주 동안 논의가 이뤄지긴 했지만 백악관에 공식적으로 권고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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