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옥’ 된 인도, 하루 사망자 수 3000명 넘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8일 20시 02분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27일 하루 3000명 대로 올라서며 누적 20만 명을 넘어섰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36만 명으로 개별 국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인도는 27일에만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3285명 발생했다. 20일 하루 2000명을 넘어선 뒤 일주일 만에 1.5배로 급증한 것이다. 누적 사망자는 20만1165명을 기록했다. 27일 신규 확진자 역시 36만2902명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래 개별 국가 하루 최다였다.

누적 감염자 수는 약 1800만 명으로 집계됐지만 실제로는 인구(14억 명)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5억 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 과학자와 의료인들은 인도의 의료 인프라가 열악하고 검사가 적어 확진자가 축소 집계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라마난 락스미나라얀 뉴델리 질병역학·경제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해 실제 감염사례 30건 중 1건만 검사를 통해 집계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사망률 역시 심각하게 적게 잡히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공식 보고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죽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행사가 지속되는 것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은 26일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의 도시 와랑갈에서 지방 선거 유세를 벌였다. 현장 사진에는 수많은 군중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밀집한 모습이 담겼다.

60만 명이 몰릴 것으로 보이는 힌두교 성지 순례 행사도 취소되지 않은 채 두 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28일 현지 언론 힌두스탄 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령 카슈미르 지방정부는 올 6월 28일~8월 22일 아마르나트 동굴 사원 순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 해발 3880m 높이에 있는 아마르나트 동굴은 힌두교인들이 시바 신의 성지로 여기는 곳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올해 행사를 대폭 축소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카슈미르 지역 정당인 내셔널 컨퍼런스는 “카슈미르에 의료 시스템이 변변치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순례는 치명적인 슈퍼 감염 이벤트로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에서는 최근 힌두교 축제 ‘쿰브 멜라’가 허용되면서 코로나19 대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한 바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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