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말리의 25세 여성 할리마 시세 씨가 4일(현지 시간) 아홉 쌍둥이를 낳았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1971년 호주, 1999년 말레이시아에서 아홉 쌍둥이를 출산한 사례가 보고됐지만 모두 출산 며칠 만에 숨졌다. 말리 아홉 쌍둥이가 살아남으면 자연 임신으로 태어난 세계 최다 다둥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기록은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여덟 쌍둥이를 출산한 나디아 슐먼(46) 씨가 가지고 있다. 다만 그는 체외 수정으로 임신했다.
말리 보건부는 5일 “시세 씨가 모로코 최대도시 카사블랑카 아인보르자 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아홉 쌍둥이를 낳았다”며 “딸 5명, 아들 4명으로 산모와 신생아 모두 건강하다”고 밝혔다. 아홉 쌍둥이는 임신 30주 만에 태어났고 몸무게는 각각 0.5~1㎏에 불과하다. 병원 측은 출산 과정에서 산모가 극심한 통증을 느껴 제왕절개를 택했고, 시세 씨가 피를 많이 흘려 수혈을 했다고 설명했다.
시세 씨가 모로코에서 출산한 것은 서아프리카 최빈국인 말리의 낙후된 의료 체계 때문이다. 당초 그는 고국 병원에서 일곱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말리 당국은 일곱 쌍둥이를 낳을 수 있는 산부인과 시설이 없다는 판단 하에 산부인과 시설이 더 잘 갖춰진 모로코 당국에 입원을 문의했다. 카사블랑카 아인보르자 병원에서 출산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고 항공편을 지원해 시세 씨를 3월 말 모로코로 보냈다. 그는 아인보르자 병원에 도착한 후에야 아기가 9명임을 알게 됐다.
서구 의료전문가들은 아홉 쌍둥이 출산이 극히 드문 사례여서 일부 아기들이 엄마 뱃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야쿱 칼라프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 교수는 “다자녀로 태어난 아기들은 신체·정신적 장애를 갖거나 뇌성마비를 앓을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시세 씨가 말리에 있을 때부터 호르몬, 임신 촉진제 등을 과다하게 투여 받았을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