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던 리즈 체니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55)이 의원총회 의장직을 박탈당했다. 주요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공화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12일(현지 시간) 미 CNN 등은 이날 오전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비공개 투표를 통해 체니 의원의 의원총회 의장직을 빼앗았다고 보도했다. 의원총회 의장은 공화당 하원 서열 3위의 자리다.
최근 공화당 지도부는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지지자들 없이는 민주당을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체니 의원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해왔다. 공화당 하원 1인자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와 2인자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총무는 체니 의원의 의장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5일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서 “체니는 공화당 지도부 자격이 없는, 전쟁에 미친 바보”라고 비난하며 가세했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투표 하루 전인 11일 체니 의원은 “대선은 끝났다. 우리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사람들은 헌법과 싸우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미 대선 이후 ‘부정선거’를 주장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에 동조하는 일부 공화당 의원 및 지지자들을 비판한 것이다.
체니 의원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의 딸이다. 그는 올해 1월 6일 시위대의 미 의회 난입 사태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추겼다고 비판하며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 212명 중 탄핵에 찬성한 이는 체니 의원을 포함해 10명뿐이었다. 공화당 내 ‘트럼프 충성파’로 꼽히는 엘리스 스터파닉 의원이 하원 의원총회 의장 자리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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