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 및 오랜 기간 지속된 ‘한 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현재 결혼 적령기에 이른 3000만명의 중국 남성이 배우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7차 인구조사통계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시안 지아오통 대학의 장취안바오 인구통계학과 교수는 “1980~2020년 사이 중국에서 태어난 남성이 여성보다 약 3000만~4000만 명 더 많아, 신부가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1979년부터 2016년까지 시행된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이 남아를 우대하는 성선택적 낙태 관행을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배우자를 찾지 못한 남성들은 향후 신체적, 심리적으로 건강상의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사람들은 노년에 배우자와 자녀에게 의지하지만, 이 남성들은 그런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카이용 사회학과 부교수는 하층 계급의 남성들이 신부를 찾는 데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카이 교수는 남초현상이 성범죄로 이어진다는 가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 그는 “성비 불균형과 범죄율 사이의 상관관계는 강하지 않다”며 “성욕이 충족되지 않은 남성들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중국에서는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세계의 다른 국가들에서는 남성들이 해외에서 신부를 찾는 경우도 많지만, 중국은 규모가 커서 그러한 방법이 쉽지 않다고도 했다.
한 자녀 정책과 오래된 남아선호사상에 기인한 남초현상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태어난 1200만명의 신생아 중 여아 100명당 남아는 111.3명으로, 2010년 조사 결과인 여아 100명당 남아 118.1명보다 여아 출생 수가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성비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홍콩 과학기술대 스튜어트 지텔-바스텐 사회과학 공공정책학 교수는 딸보다 아들을 낳으려는 중국 가정의 일반적인 바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율리우스 막시밀리안 뷔르츠부르크대의 뵨 알퍼만 현대 중국어학과 교수는 지난해 태어난 아기들이 결혼 적령기에 이를 때에는 신부 수가 크게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작년에 태어난 1200만명의 아기 중 60만명의 남자 아기들이 성장했을 때 같은 또래의 결혼 상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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