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30km 달리는 테슬라서 ‘꿀잠’ 잔 美운전자 벌금 (영상)

사진=ABC뉴스 영상 캡처

시속 130km 이상으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자율주행 모드를 켜놓은 채 잠든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미국 ABC뉴스 등 외신은 18일(이하 현지 시간) 위스콘신주 경찰이 지난 16일 아침 8시경 케노샤 카운티 94번 고속도로(I-94)를 달리던 테슬라 차량 운전자를 ‘부주의 운전’ 혐의로 적발해 벌금 처분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차량은 2019년형 테슬라 모델3로, 차주인 미툴 파텔(38)은 당시 차량의 오토파일럿(auto pilot·자율주행) 기능을 켜둔 채 운전석에서 그대로 잠이 들었다.

같은 도로를 달리던 다른 차량의 운전자들은 테슬라 차량에서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입을 벌리고 자는 파텔을 보고 사고를 우려해 경찰에 신고했다. 파텔의 차량은 시속 130km가 넘을 정도로 고속 주행 중이었다.

영상=ABC뉴스 홈페이지

목격자들은 주변의 차량 수가 줄어들자 테슬라가 스스로 속력을 높였고, 운전자는 운전석에서 완전히 곯아떨어진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해 질주하는 파텔의 차량을 뒤쫓았다. 파텔은 잠에 빠져 경찰의 사이렌도 듣지 못했다. 3.2km가량 더 달린 후에야 기척을 느끼고 차를 세웠다.

파텔은 “피곤했지만, 차량 안에서 잠을 자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차 안에서 머리를 숙이고 있었고, 도로를 살피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테슬라 차량에 자율주행기능이 있다는 걸 알지만, 운전대 앞에서 잠이 든 건 허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파텔에게 ‘부주의 운전’ 혐의를 적용해 벌금 187.90달러(약 21만2000원)를 매겼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에 따르면 테슬라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된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 3월 기준 27건이며, 이 중 23건에 대한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자동차 자율주행 기능은 1~5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은 2.5단계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자율주행기능을 이용할 때도 운전자는 운전대에 손을 떼지 않은 채 언제든 직접 운전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