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55만 한국군에 백신 제공”…대북특별대표에 성김 임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2일 0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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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22. 워싱턴=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22. 워싱턴=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국군 55만 명에게 백신을 제공한다. 한미 양국은 또 미국의 백신 기술과 한국의 생산역량을 결합한 ‘한미 백신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해 인도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해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북한과 관련, 미국은 성 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현 인도네시아 주재 미국대사)을 대북정책특별대표에 임명하고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 하에 북한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 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런 내용들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군 55만 명이 미군과 정기적으로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다”며 “이들을 위해 백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해외에 지원하겠다고 한 아스트라제네카 6000만회 분량 및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2000만회 분량 등 모두 8000만회 분량 중 55만회 분을 한국에 풀겠다는 것이다.

백신의 직접적인 지원과 별개로 양국은 ‘한미 백신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백신의 대량생산에 나선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간에 논의가 진행 중인 위탁생산 계약 등을 통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를 기존의 외교안보 분야를 넘어서는 한미 간의 새로운 협력 분야의 대표적 사례로 꼽으면서 “감염병의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을 통한 다자적 협력에 노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발표”라며 “양국 역사를 보건 분야로 확장한 뜻깊은 조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는 단지 한국과 미국에서의 접종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에 대한 백신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성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이 19일 서울 외교부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2021.3.19/뉴스1 © News1
성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이 19일 서울 외교부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2021.3.19/뉴스1 © News1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성 김 대행을 대북정책특별대사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장에 배석한 김 대행을 호명해 일으켜 세운 뒤 축하 인사와 함께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외교적 노력 계속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실용적 접근 펼칠 것이고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조율하며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핵문제가 앞서 4개의 행정부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임을 알고 있다”며 “과거의 정책들을 효과적으로 검토해 그 바탕 위에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한미 간 긴밀한 협의와 조율이 이뤄져온 점을 강조하며 “비핵화 시간표에서 한미 간 생각의 차이가 있지 않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기 위한 선제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지켜야 할 약속의 대상이 되는 게 핵무기인데 북한은 긴장 완화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국제무대에 합법적으로 등장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남중국해의 항행 자유 보장 △5G 네트워크 구축 △대만해협 등에 대해 양국 간 논의가 이뤄졌음을 밝혔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먼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대만해협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압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없었다”며 “다만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인식을 함께 했다. 양안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했다”고 답변했다.

경제 분야의 협력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거의 50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다”며 삼성과 SK, 현대, LG 등 투자를 결정한 한국 기업들을 하나씩 불렀다. “반도체와 전기 배터리 등의 공급망이 안전하게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와 함께 “K팝의 인기가 여전하다”, “최근 오스카에서 한국배우가 조연상을 수상한 사례가 있었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표시했다. 영화 ‘기생충’에 이어 ‘미나리’가 오스카를 휩쓸었다고 소개하며 “양국은 굳건하고 깊은 동맹이 될 수밖에 없는 좋은 협력관계에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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